국악체험촌에 다녀와서..
작년 가을 혼자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고민 중에 여러 곳을 후보로 생각하다가 대전과 가까운 영동을 가기로 했다.
마음이 복잡해서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고 여러가지 정리하고 앞으로 계획을 고민하고 싶은 시간을 가져보려고 했다.
좀 쓸쓸한 풍경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여행중에 뭔가 체험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사실, 방문후기를 남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 생각할수 있지만 나름 기록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도심에서 벗어나서 눈에 한가득 풍경을 담고 싶은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영동은 나무 한그루 떨어지는 낙엽 한장이 힐링이 됐다.
홀로 서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곁에 친구들과 함께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들의 모습이 앞으로 계획을 고민하는 나에게 의미있게 다가왔다.
우연히 검색 중에 알게된 시설이지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생각보다 편한 교통편과 평소 관심있던 와인 시음의 기회도 있어서 좋았다. 체험촌으로 들어가는 길은 이 계절 어느 곳을 가도 낙엽이 있겠지만 조금 더 편안한 느낌과 특별함을 주었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로 복잡했던 생각들이 부서지는 느낌이었고 늘 보던 것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하루였던 것 같다.
사람들이 많아 북적이는 도시보다 늘 한적한 시골을 좋아하는 나에게 평일 낮에 지방 도시를 찾는 일은 늘 그렇듯이 핸드폰 카메라 어플을 켜고 마음에 드는 풍경을 담아냈다.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도 좋지만 아무도 없는 길을 찍어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하면 왠지모를 자기만족을 가지게 된다. 체험촌 후기에 온통 풍경 이야기만 하고 있지만 평소 국악에 대해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고 기회가 된다면 라이브로 공연을 보거나 배우고 싶어하는 나에게 좋은 체험의 기회가 됐다.
돌담길.. 누군가 내 옆에서 같이 걸었으면 하는 마음이 더욱 커지게 만드는 길을 걷다가 누군가 있다는 상상을 하며 찍었다. 여행 짐을 챙기며 카메라를 두고온게 참 많이 후회가 됐다. 셀카를 찍을 것도 아닌데 왜 두고 왔는지 아쉬움이 가득 했다. 특히 이렇게 찍고 싶은 풍경이 많은 곳에서는 더욱 그렇다.
난계 박연의 동상 밀양 박씨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음악성이 없구나.(난 반남 박씨니까...ㅠ)
어릴 때 음악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박찬 아픈 기억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동상을 볼 때면 늘 드는 생각이지만 뭐하러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큰 업적을 남기거나 후대에 사람들에게 높이 평가되는 사람들 대부분은 당시 인정 받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거나 고초를 당한 경우가 많다. 현대에는 그런 일들이 없어야 겠지만 사실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동상으로 만들기보다 알아볼 수 있는 눈들을 기르는게 좋지 않을까? ㅎ
영동. 다시 가고 싶다. 이번 가을이 기회가 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