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노근리 학살사건을 범위를 넘어 그 희생의 의미와 가치를 알아갑니다.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한국전쟁 초기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경부선철도 쌍굴다리 아래서 미군의 총격에 학살된 피란민 희생자에 대한 유해발굴사업이 오는 27일 시작된다.
19일 영동군과 충북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박물관장인 박선주(고고미술사학과) 교수팀이 27일 사건현장서 열리는 57주기 희생자 합동위령제에 맞춰 유족 등과 함께 개토제(開土祭)를 올린 뒤 본격적인 발굴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박 교수팀은 사건 당시 이 마을에 살던 박모(당시 15세. 서울 거주)씨 등 주민 2명의 증언과 주변환경 등을 토대로 지표조사를 벌여 쌍굴다리 주변 6곳(450여㎡)을 발굴대상지로 확정했다.
박씨 등은 지난해 영동군청을 찾아 "학살이 자행된 뒤 보름 가량 흐른 8월 중순께 동네 어른들과 함께 쌍굴다리 아래서 뒤엉켜 썩고 있던 시신 40-50구를 인근 야산 등으로 옮겨 가매장했다"고 제보했다.
이에 따라 발굴팀은 이들이 시신이 묻은 곳으로 기억하는 쌍굴다리 인근 야산과 농경지 등에 유해가 집단매장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발굴팀 관계자는 "책임조사원 1명 등 13명으로 발굴단을 구성한 뒤 40일 가량 현장발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발굴된 유해는 DNA검사 등을 통해 연내 신원확인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동군은 국무총리실 산하 "노근리사선 희생자 심사 및 명예회복 위원회"를 통해 2억원의 유해발굴 예산을 확보했으며 발굴된 유해는 DNA 유전자 검사 등을 거쳐 신원을 가린 뒤 사건 현장 인근에 조성될 "노근리역사공원" 옆 합동묘역에 안치할 예정이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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