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노근리 학살사건을 범위를 넘어 그 희생의 의미와 가치를 알아갑니다.
노근리에 선 미국청년들
한국전쟁 때 미군이 무고한 주민을 쏴 숨지게 한 비극의 현장 노근리 쌍굴다리가 한·미 양국 청년들의 평화 배움터가 됐다.
노근리 인권평화연대는 한국전쟁 55돌을 맞아 20일부터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에서 제1회 한·미 대학생 인권평화 캠프를 열었다. 캠프에는 한국 청년 23명과 미국 청년 13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20일 오후 노근리 쌍굴다리 앞에서 생존자들의 증언을 듣는 것으로 캠프 일정을 시작했다. 당시 8살이었던 전춘자(62)씨는 “어머니, 삼촌, 동생 등이 폭격을 맞고 피를 흘리는 모습은 눈을 감을 때까지 하루도 잊을 수 없다”며 “세상은 모두 변하는데 노근리는 풀도, 나무도, 철로도, 쌍굴다리도, 총탄의 흔적도, 가슴속 응어리도 55년 전 그때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열살 나이로 다리 관통상을 입고 가까스로 살아 남은 양해찬(64)씨는 “진상규명도, 보상도 해주지 못한 채 해마다 제사를 모시는 것밖에 못하는 살아 남은 자의 고통은 말로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여학생인 로미 프레저(22·미 캘리포니아대)는 “전씨의 충격적인 증언은 도저히 믿기 힘들 정도이지만 그 고통을 이해할 것 같다”며 “전쟁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군인들에게 희생된 양민들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전씨의 손자로 캠프에 참가한 조성문(22·부산 영산대) 씨는 “할머니에게 간혹 얘기를 들었지만 현장에 와서 직접 설명을 들으니 당시의 고통이 몸으로 전해지는 것 같다”며 “할머니의 한을 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미국 친구들에게 자세히 알리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증언을 들은 뒤 총탄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쌍굴다리 주변을 돌아봤다. 저스틴(22·미 버클리대 졸업)은 “전쟁은 끝났지만 유족과 희생자들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둘째 날인 21일 학생들은 희생자가 가장 많은 영동군 임계리, 주곡리 등을 찾아 일손을 거들며 피해자들과 땀을 흘렸다. 포도 봉지를 씌우고 가지를 치고, 풀을 뽑는 일은 서툴기만 했지만 모두가 열심이었다. 아버지가 주한 미군으로 근무했던 이선주(22·미 버클리대)씨는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고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유족들을 곁에서 보니 안타깝기만 하다”며 “가해자인 미군의 딸로 잠시라도 함께 땀을 흘린 것이 그나마 조금은 위안”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26일까지 계속되는 캠프에서 성신여대 조시현 교수의 ‘노근리 사건의 국제법적 성격’ 특강 등 질곡의 한국사를 배우고, 불국사 등 문화유적 답사도 할 예정이다. 한국전쟁이 일어난 25일에는 한미 대학생 대표 6명이 나서 인권 토론회도 연다.
정구도(50) 노근리 인권평화연대 사무총장은 “노근리의 아픔을 그대로 보여주고 그 속에서 인권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려고 캠프를 마련했다”며 “젊은 학생들이 노근리를 넘어 세계에서 전쟁을 없애고 평화의 싹을 틔우는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글·사진 영동/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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