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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근리평화공원


미래의 평화를 향한 격려, 노근리 평화공원

과거 노근리 학살사건을 범위를 넘어 그 희생의 의미와 가치를 알아갑니다.

“노근리, 꽃길만 걸어요” 노근리 정원축제 열려

작성자전체관리자 등록일2019.06.12 조회수618

5월, 나들이하기 가장 좋은 시기다. 겨우내 조용했던 평화공원에는 봄이 되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특히 작년부터는 가족을 동반한 이들이 훌쩍 늘었다. 지역 주민들은 물론 인근 대전, 김천에서도 찾아오는 발걸음이 더 많아졌다. 주말이면 공원 곳곳에는 환한 웃음이 피어난다. 예쁜 꽃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이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노근리 사건은 어두운 역사다. 다수의 민간인들이 죄 없이 죽었다. 그래서 그것을 기억하는 평화공원은 어둡고 무거웠다. 몇 해 전부터 공원의 모습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공원 중앙을 가로지르는 서송원천을 중심으로 한쪽에는 기념관과 추모탑이 있고 다리 건너편에는 장미정원이 만들어졌다. 장미뿐만 아니라 작약, 붓꽃, 꽃양귀비 등 다양한 꽃들이 공원을 환하게 만들고 있다.



어두운 역사를 기억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굳이 검정 정장을 입고 옷깃 여민 이들만 공원을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노근리평화공원을 운영 관리하고 있는 (사)노근리국제평화재단은 공원 한편을 <평화의 정원>으로 꾸몄다. 장미를 심고 연못을 다시 정비해 연꽃을 심었다. 환한 마음으로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길 바랬다. 과거를 만나는 발걸음이 굳이 무겁고 장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평화롭게 즐기면서 자연스레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을 접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정원이 어느 정도 완성되면서 작은 잔치를 연지 올해로 세 번째다. 첫해는 시범이었으니 정식으로는 두 번째 행사다.



오전을 채운 것은 영동군 노인복지관 회원들이었다. 맘 잡고 이날을 준비한 듯 했다. 모두 아홉 개팀이 공연을 펼쳤다. 공연한 이들은 진지했고 이들의 공연에 동료 회원들은 환호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꾸미는 무대는 젊고 싱그럽다. 풋풋함이 공원을 가득 채운다. 지역의 청소년들은 축제 첫해부터 노근리 정원축제의 중심을 차지했다. 스스로 준비하고 스스로 진행했다. 보는 이들의 얼굴도 자연스레 젊어진다.





지역의 밴드, 프로급의 색소폰 연주자, 오카리나 공연팀, 청소년관현악단 등등이 순차적으로 무대에 오른다. 오가던 이들이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객석에 앉는다. 공연을 마친 이들은 어느 순간 관객이 되어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한다.



잔치의 한 축은 장터다. 재주있는 젊은 청년들과 지역민, 귀촌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먹거리부터 예술장터 그리고 각종 체험 부스를 꾸몄다. 쿠킹스튜디오의 꽃밥만들기, 유원대자원봉사자와 함께하는 꽃액자만들기, 보드게임, 노근리 이야기책 만들기 등 작년보다 아이들이 즐길 거리가 많이 늘었다. 어떤 이는 노근리 축제에 오면 노근리만의 분위기가 있다며, 평화로와서 참 좋다고 칭찬했다. 장터의 풍경은 조근조근 아기자기했다.



공원을 들어선 사람들은 오늘 이 순간을 남기기 위해 곳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정원의 재료들을 모아 만든 포토존은 아름다운 자태와 향기 등으로 오감을 자극한다. 이를 사진으로 간직하려고 남녀노소 모두가 개성있는 포즈를 취했다. 축제를 준비한 재단은 생동감 있는 공원의 모습을 모으기 위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사진대회까지 개최한다고 하니 방문자들은 즐기면서 대회까지 참여할 수 있는 셈이 된 것이다.



노근리에서 꾸며지는 축제는 어떤 것이어야할까? 축제를 준비한 이들이 처음부터 가졌던 고민이었다. 축제라는 단어부터 다소 어색하고 부담스러웠다. 자칫 과거의 아픔을, 그 상처를 기억의 저 편으로 밀쳐버리는게 아닐까 고민했다. 한편으로는 평화라는 단어를 생각했다. 노근리가 과거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고 치유하는 것을 지향한다고 했을 때 그것이 다다를 자리에 어울리는 단어는 평화일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평화의 마당을 꾸며야겠다고 생각했다. 많이 부족하겠지만 이날 이 마당은 오늘 시점에서 그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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