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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군 상촌면에서 지난해 뜻깊은 변화가 시작됐다. 이곳의 여성 농업인들이 주축이 되어, 한때 낯설기만 했던 디지털 세계로의 첫발을 내디뎠다. 자신들이 정성들여 가꾼 농산물을 온라인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전국에 소개하기 위한 첫 걸음인 것이다.
매주 화요일 밤, 상촌면사무소 대회의실은 열정으로 가득 찬다. 이곳에서 ‘상촌면 스마트스토어 스터디 그룹’은 발주, 고객관리, 교환 반품 처리, 구매경로 파악 등 온라인 판매의 실질적인 기능에 대해 배우고 토의한다.
2023년 7월, 지역 농산물의 자율적 유통의 필요성을 느낀 6명의 여성농업인(△정야네농장 박말금 △건아농원 김선애 △마네농장 조서희 △뜰안애농장 신은정 △이웃상촌 김희정 △산애산마늘 이경미)이 모여 ‘내가 생산하는 농산물은 내가 유통한다’는 결의를 다졌다.
이들은 10년째 스마트스토어를 운영중인 ‘정야네 농장’의 박말금 대표의 도움을 받아 처음 스마트스토어의 문을 열었다.
초기에는 적절한 장소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창고, 지역아동센터, 택배회사 컨테이너 등을 전전하며, 컴퓨터 사용 등 기본적인 기술 습득부터 문제에 부딪혔다. 낮에는 농사일을 하고 밤에는 컴퓨터와 씨름하며 노력한 결과, 지난해 11월 드디어 곶감 축제를 앞두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달 초에는 체리 수확을 앞두고 진행한 라이브 방송이 단번에 200만원의 수익을 올리며 상촌 지역을 효과적으로 홍보했다. 아직은 스마트스토어에 판매하는 비중이 높지 않아 농작물 당 100~300만원의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앞으로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들은 곶감, 포도, 복숭아 등 영동특산물 외에도 마늘, 명이나물, 블루베리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한다. 특히 이웃상촌 김희정 씨는 상촌 지역 아이들과 함께 감자를 재배해 판매한다. 갈마루 지역아동센터를 운영 중인 김 씨는 감자를 판매한 수익금으로 아이들과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상촌면도 이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상촌면사무소 대회의실을 스터디 장소로 제공해, 쾌적한 환경 속에서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이 스터디 그룹을 2024년 상촌면 특화사업으로 정하고 교육일지 작성, 스터디 자료 준비 등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정야네농장 박말금 대표는“처음에는 컴퓨터 한 대 제대로 다루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우리 농산물을 전국에 알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앞으로도 지역 농산물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해 상촌면의 가치를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의 활동이 입소문을 타고 현재는 15명의 회원이 스터디에 참여하고 있다. 상촌면 뿐만 아니라 황간면, 추풍령면에서도 스마트스토어를 배우고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상촌면 여성농업인들의 활동은 단순한 판매 활동을 넘어, 디지털 시대에 농촌 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지역 경제를 살리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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