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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책의 날에
온갖 봄꽃들이 다투어 피는 사월은 꿈의 계절
사월도 넷째 일요일은 세계 책의 날이라고
유네스코가 지정한 책의 생일이라는데
일 년에 단 한번 돌아온 뜻 깊은 오늘일진대
오늘만큼은 온 세계 사람들이 책을 기억해 주고
책들이 손짓하고 있는 서점으로 찾아가
가장 맘에 드는 책 한권 뽑아들고 예쁜 표지에
뽀뽀라도 해주면 책들이 얼마나 좋아 할까
그런데 읍네 서점은 일요일이라고 쉬는 날이니
감옥에 갇힌 사람들처럼 책들도 서럽게, 서럽게
독자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이 날을
온 세계의 신문과 방송이 기상예보처럼 알려주면
책들도 좋아하고, 독자들도 구름떼처럼
서점으로 찾아가 책의 생일을 축하해주련만
신문들과 방송들은 이 날을 외면하듯
인색한 마음으로 홍보해줄 생각을 못하는 건지
기자들도 책의 날, 생일에 관심이 없는 건지
그나마 어느 신문은 보물찾기 하듯 구석진 지면에,
책과 함께 떠나는 봄소풍 책 벼룩시장이 열리고
서울의 한 대형서점은 23일 전국 12개 영업점에서
책을 사는 고객 1만2천명에게 장미꽃을 선착순으로
준다고 보도해준 자상함이 봄꽃처럼 아름다워라
다행히 나도 어제 서점에 들여서 책의 날 생각하며
비저닝(VISIONING), 자랑스러운 한글로 번역된
신간을 대학생 아들에게 선물하려고 뽑아들고 멋진
책 표지에 뽀뽀 해주며 책의 향기가 참 좋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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