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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시위 닷새째, 서서 명상하다
한 자리에 나무처럼 가만히 서 있다는 것은
형벌만큼이나 지루한 시간인 거지
눈을 뜨고 지나가는 자동차와 사람들 얼굴도 계속
보고 반복되는 상황은 무의미하고 지겹기만 하고
눈이 피로하여 차라리 눈을 감고 보니
한 순간의 정적 속 심연으로 가라앉는 듯
어디선가 천상의 옥구슬 구르는 새소리가 들려와
머릿속을 시원하게 해주고 마음도 어루만져 주듯
백 미터 밖의 경부선 철길로 달려가는 열차소리도
바로 눈앞에 출근하느라 서행하는 자동차소리도
소음공해로 들리는 게 아니라 리듬으로 들리고
아주 멀리멀리 들려오는 실낱같은 까치소리를
들으며 꾸벅꾸벅 졸다가 휴대전화를 꺼내보니
20분 지난 8시 10분, 명상의 시간이 흘러가는데
언젠가 낯익은 군청직원이 바로 코앞에 나타나서
이번에 새로 농정과 계장으로 왔다면서
여기서 이러지 말고 농정과 사무실로 가서
담당과 함께 상의하고 해결점을 모색해 보자 한다
그러나 나는 왈가왈부 40여분 입씨름을 하게 되어
짜증스러웠지만 덕분에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이미 가압류 법적조치로 공격하고 쳐들어온 이상
다음 단계의 수순을 따라 가면 되지 않겠는가?
이 시점에서 나는 원인과 결과를 규명하자는 것
법치국가 법정에서, 똑똑한 당신들도 입으로 말하고
당신들만큼 배우지 못한 나도 입으로 말하고
그리하여 현명하신 재판장의 판결에 따르며
다시는 뒷소리 하지 말자는 거지 결론적으로 말하면
가압류도 결자해지고, 본안소송도 진행시키라는 거지
오늘 이곳에서, 군청공무원노조해직자 두 분이 지나며
사진을 찍어 나의 홈페이지에 올려줘 참 고마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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